생활의 단면

그래비티

봄과봄 2013. 12. 3. 04:36

지난 토요일에 종로 피카디리 극장에서 그래비티를 보았다.

한 주를 더 넘기면 영화를 놓쳐버릴 것 같다는 조바심에 더이상 미룰 수는 없었던 것.

그래비티에 대한 여러 리뷰들을 훔쳐보고 갔었기에 줄거리와 주요 장면은 다 알고 있었지만, 예상치 않았던 깔끔한 영상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빗발치는 잔해마저 무심하고 적막하게 만드는 장엄한  우주의 풍경과 주인공이 고군분투 끝에 귀환한 지구에서의 생동감 넘치는(태양빛에 구르는 플랑크톤의 무리도 보일 것 같은) 푸른 바다의 이미지가 극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슬픔과 절망 속에 갇혀 생에 적을 두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주인공이 생사를 뒤흔드는  큰 시련을 관통하게 되면서, 비로소 두 발을 땅에 딛고 일어설 용기를 얻어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는 내용도 좋았다.

영화를 보면서 메시지를 읽었다는 기쁨 이상의 무언가를 얻기란 쉽지 않은데 '그래비티'는 개인적인 정황과 맞물려 상징적인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