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단면

낯선 신호

봄과봄 2014. 5. 7. 04:30

낮에 아팠다.
체질이 변하고 나서부터는 조심을 하는데도
신경 쓸 일이 많아지면 몸이 견디지를 못하는 듯.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하루종일 집에 누워있었다.
이렇게 아플 때마다 짧은 시간이지만 고비를 넘긴다는 느낌이 드는데 옆에 누가 있지 않으면 몇 배나 더 괴롭다. 오늘은 언니가 간호해 준 덕분에 저녁 무렵에는 웬만큼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아플 때 가족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가장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어제 제시카님과 가족과 행복에 대해 얘기를 나눴었는데 공교롭게도 오늘은 내가 그 체험을 바로 했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이제는 몸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

아플 때는 아파서 외롭고, 고통이 가시고 난 후에는 감각이 더욱 선명하게 살아나 외롭고. 이유 없는 외로움들이 목 아래 푸른 정맥 위에서 펄떡거린다. 위장, 소장, 대장 뱃속에서는 맥박이라도 뛰는 듯 두근두근두근... 몸의 각 기관에서 보내오는 이 신호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
낯설고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