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 좋은 방
누가 이길까?
봄과봄
2014. 9. 21. 03:21
바이얼린 두 대와 첼로 한 대로 구성된 현악 음악회에 다녀왔는데 정말 대단했다.
연주자들과 불과 2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연주를 들었는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또 있을런지 모르겠다.
바흐, 비제, 드보르작...
그 중에 제일은 단연 바흐
사회를 보시던 바이얼린 연주자의 말대로, 음악의 뿌리에서 나오는 맑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그 분이 서울시향에서 수석 제2바이얼린을 맡고 있다고 들었는데 연주는 물론 사람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참 활기차고 자신감 넘치면서도 신중해 보였다. 가끔 티비에서 별감흥 없이 보던 속주 바이얼린도 실제로 보고 들으니 존경스러운 느낌이 들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신경을 후벼파는 소리로만 여겼던 바이얼린 소리가 이제는 마음을 후벼파고 있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음악의 언어로만 이야기하는 클래식 연주곡이 새삼 위대하게 느껴진다.
오가는 말없이도 음악이 시가 되고 소설이 되고, 영화가 되는 것이 가능한 세계.
가능한 오랫동안 푹 빠져있고 싶다.
예술도 인생보다는 길다는데, 추억과 예술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그럼 인생은 뭐지? 그냥 흥부 볼때기에 붙은 밥풀 정도인건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