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단면
봄처녀병
봄과봄
2013. 3. 25. 01:34
마음이 화난 그네처럼 격동한다.
날아갈 것처럼 좋았던 낮의 기분은 날이 저물자 쏜살같이 땅 속으로 쳐박혔다.
생리증후군인가, 아니면 월요이브병인가
아냐
봄이잖아
봄처녀병이다.
부엉의 양식주머니를 쿠션삼아 상큼한 버니니나 한 병 천천히 마셨음싶네.
봄날의 처녀는 청포도맛 술과 통통한 베개를 갈구한다는 걸, 이 천하가 알고 있나?
듣고 있나? 천지만물이여!
어서 짐에게 술과 남자를 대령하라
그렇지 않으면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모든 이에게 이 역병을 전파하고 말게야
봄처녀독은 동서고금의 명의들도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는 걸 잊은 건 아닐테지?
세상의 아가씨들이여
봄이 무르익으려 한다. 어서 교태와 심술을 챙겨 거리를 활보하자꾸나
이제 곧 우리들세상!
봄처녀 바이러스로 넘실거릴 거리에서
각자의 병마를 물리친 승리의 미소를
마주친 얼굴에서 확인하자꾸나
힘차게 달려라 봄의 마차여!
우리에겐 지체할 시간이 없다
봄처녀의 변덕에 말못할 속앓이를 할 상대 남성분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