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 우리를

선하고 고운 점선들일테니까

봄과봄 2015. 4. 13. 02:14

       






머릿속이 견고해지고

생각속의 언어들은 명료해진 

다른 시기의 시작

이렇게 벼리어지는 동안

마음놓고 침잠할 수 있겠지

내가 바라던 것은 아마 바로 이런 시간들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나에게 하는 말

내가 당신에게 하는 말

모두 제자리를 찾겠지



무심하고 엄정한 시간이 쉼없이 흐르고 있어

그냥 덤덤하게 살아가게 되는 것인가 보다

이제는

전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울 수 있게 되었다


하고싶은 일도 생겼고.

셔터 속도를 늦춰 빛의 점선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십여년도 훨씬 전에 이와 비슷한 일을 해 본 적 있지만

이번에는 더 잘 그 일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평화가 녹아든 동작으로 말이야

온전히 자신을 위해 하고싶은  일이 얼마나 오랫만에 떠올랐는지 몰라


셔터 속도를 늦춰 허리를 늘어뜨린 나뭇가지의 연둣빛 점선들을 그려봐야지

흔들려도 좋아

나는 찾아야할 선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그 선은 한결같이

선하고 고운 점선들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