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단면

애처롭지만 달콤하게

봄과봄 2015. 11. 15. 23:19





한 시절이 지나감을 느낀다

이 겨울이 지나면 더 멀어지겠지

그렇게 세월에 밀려나가다 보면

이십대 시절처럼 아득해지는 날이 올 것이다

어젯밤

풋내기 시절이 이렇게 아득하게 느껴지리라 생각지도 못했다고

알게된 지 십오년이 되어가는 지인과 잠깐 나눈 이야기에서 

앞으로의 회상을 엿본 듯 하다.

그때는 아마 지금처럼 혼자 정처없이 거리를 걷는 시간에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바쁜 와중에 짬을 내어 창 밖을 보거나 차를 마시는 순간에 떠오르지 않을까?

(나이를 먹을수록 낭비할 시간은 점점 줄어드니까... 하지만 낭비할 수 있는 시간과 감수성이라는 사치도 현재가 아니면 언제 또 누릴 수 있을까 싶다. )

추억과 사람이 달콤하게 흐려져 찾아오겠지

이십대에 찾아왔던 고난과 시련들은 지워지고

생기있고 애티나던 얼굴과 생생한 감각들 

바보같을 정도로 무모했던 감정과 같은 것들이

가끔

먼-구름 피어오르듯 찾아오는 요즘처럼

애처롭지만 달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