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단면
은총
봄과봄
2014. 9. 1. 03:19
가는 여름, 아쉬운 마음이 이를데 없다.
매일 들어도 좋기만한 매미 소리, 귀뚜라미 소릴 들을 날이 얼마 안남았다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
본당 주임신부님이 9월부터 고등학교로 발령되셔서 교장으로 활동하시게 되었다고 한다. 느닷없는 소식에 서운한 마음이 울컥 들었다. 개인적인 교류나 친분은 전혀 없지만, 강론하실 때 선량함이 묻어나는 목소리 그리고 빼놓지 않고 하시는 농담(다소 썰렁하기도 한...)이 참 좋았는데...(재치가 뛰어나셨더라면 그렇게까지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떠나신다는 소식에 허전함이... 학교에서도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하시기를 기도했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시간은 쉼도 기다림도 없이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한 계절이 지날 때마다 부쩍 달라지시는 두 할머니를 보면 세월이 야속하다. 그래도 항상 일상에서 감사할 것을 찾고 스스로의 자부심을 지키시는 외할머니께 존경을 느낀다. 할머니의 기억은 많이 흐려졌지만 올곧게 살아오신 한 평생의 틀은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다. 요즘 일상 속에서 느끼는 기적이 바로 이것이다. 하느님의 은총이 없었더라면 가능하지 못할 일이다. 주님의 은총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