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대로 살도 조금 찌고

위장도 늘어난 것 같은데

몸이 원하지 않는지

윗배가 계속 거북해서 힘이 들어가고

심술은 거세졌다.

 

 

 

7월엔 폭풍이 불어오려나

 

오는 폭풍을 어찌 막을 수 있겠소

 

오시오 폭풍

 

나는 고집 센 소년이 되어

 

나무와 곧게 나란히 서서

 

바람 부는 쪽을 노려볼테니

 

그대 마음대로 하시오

 

 

 

 

방금 전 알게 된 클라라 하스킬 이라는 거장인데

변덕을 맑게 녹여내는 매력적인 연주가 귀를 울린다.

질투를 힘으로 살아온 시인이 있더라면

이이는 아마 평생 변덕을 소분하여

조금씩 조금씩 건반에 녹여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미쳐 날뛰는 감수성을 머리부터 꼬리까지 산채로 뱃속에 꿀꺽 삼켜 두었다가

달이 차오르면 뼈와 살이 산화되어 진액만 남은 감정을 야금야금 꺼내 손가락 끝에 그 독을 문질러 발랐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녀의 연주는 죽을 때까지 

죽어서도 영영

관능적.

 

소년에게도 그 독이 퍼지리라

 

폭풍의 속에는 불이 들어 있어

 

불의 열차 위로 껑충 뛰어올라

열차게 가열차게 바람을 타고 달리게 되리라

 

피아노 건반의 독을 끝까지 핥고

나무에게로 돌아가리라

 

나는 불안도 절망도 모르고

위선도 위악도 모르고

두려움도 외로움도 모르오

 

너무 뜨거워

정념을 모르고

교활도 모르오

 

열정의 구덩이를 찾아

끝없이

몸을 숨길 뿐

 

맑은 숨이 차오를 때까지

한없이

바람을 들이킬 뿐

 

우리 소년들은

빛의 한가운데로

모이기로 하였다오

 

 

 

 

 

 

'혼자보기 아까워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주 출판도시에서의 휴가2  (0) 2016.07.31
파주 출판도시에서의 휴가  (0) 2016.07.29
inside LangLang  (0) 2014.07.06
다시 보게 되는 그녀  (0) 2014.06.21
생각하는 윤리  (0) 2014.06.19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