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에 경쟁적인 페인팅을 하는 꿈을 꾸었다. 그것도 무려 자이언티와. 주변에서 다른 여러 학생들도 그림을 그렸던 걸로 보아 장소는 대학 실기실쯤 이었던 듯.. 우리는 실기실 일인자를 앞다투는 경쟁자였으며 바로 옆에 붙어앉아 있었으므로 곁눈질로 계속 서로를 의식하며 캔버스가 부서져라(?) 열심히 붓질을 해댔다.
나는 네온톤의 컬러로 막힘없이 슥슥 감각적인 그림을 그려냈고
자이언티는 번뜩이는 재능으로 강렬한 컬러의 페인팅을 빠르게 완성했다.
그는 순발력이 강한 승부사였고 나는 지구력으로 밀어붙이는 타입이었다.
둘의 대결구도로 펼쳐지는 상황에서 나는 더 대범하고 의기양양하게 그림에 밀도를 높여나갔다.
희안하게도 꿈 속의 자이언티는 경쟁자이면서 연인이었다.
평소 자이언티의 음악을 즐겨듣지만 건들거리는 이미지 때문에 사람 자체에는 거리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꿈에 나오다니..이상한 일이 다 있다.(물론 꿈은 원래 이상한 일 투성이지만)
내 무의식은 츤데레 취향인건지.. (현실의 취향은 성격 반듯한 훈남인데.. 예를 들면 유해진씨 *)
아무튼 이렇게 고무적인 꿈을 꾼 게 얼마만인지...
(꿈에서 그림을 그릴 때마다 매번 힘들게 완성한 결과물을 잃어버리거나 전시를 하게 되어도 중심이 되지 못해 헛헛함을 느끼곤 했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그림을 그렸고 이에 그치지 않고 더 노력하고자 하는 자세까지 갖추게 되었던 것!
꼭 기록해두고 싶었다.
무의식이 의식에게 진심으로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였을테니까.
꿈에서 깨어나니 오래된 주름이 쫙 펴진 기분이었달까?
기운이 솟았다